미해병대와 T34의 첫 대결 한국전쟁

 

8월 6일 00시 창녕 영산 서쪽의 낙동강 오항과 부곡리, 박진에서 도하를 시작한 북한군 4사단은 미군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닷새만인 10일 화포 14문, 수 미상의 전차 그리고 예비인 18연대까지 도하시켜 오항-클로버고지-대봉리고지(오봉리능선)를 잇는 능선을 확보하였다.


이에 미해병대 제 5연대는 대봉리능선을 공격하였다. 17일 07시 35분에 코르세어 전폭기 18대가 대봉리 능선을 공격하고 49문의 야포가 대봉리 능선 서쪽 후방의 주진지로 여겨지는 206고지를 포격한 후 2개 중대가 대봉리 부락 골짜기를 통과해 깎아 세운듯 한 골짜기를 오르기 시작했으나 강한 적의 저항에 부딪쳐 부상 180명 전사 23명의 피해를 입으며 저녁 무렵 이 능선 일부를 점령하였다.


이 두 중대가 진지에서 호를 파고 있을 때 적 전차 3대가 도로를 따라 102고지 기슭을 돌아나와서 대대CP와 구급소로 가는 것이 펜튼의 눈에 띄었다. 그는 뉴턴과 야전전화로 연락했다. “T34 전차 3대가 도로상에 있음. 종대로 진행중이며 대대 CP로 향하고 있습니다.” “좋소. 아이크, 그놈들 내버려 두시오. 우리가 여기서 처치할테니”


해병들이 그 떠들썩하게 이름난 T34와 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들은 무서운 열의로 대결을 준비했다. 적의 전차들이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등이 깜박이고 있을 때 윈터의 퍼싱 전차 3소대는 재급유를 하고 탄약을 싣고 있었다. 지휘 전차에 올라가 윈터가 선두에 서서 적의 전차를 향해 나아갔다. 2대의 다른 퍼싱 전차들이 뒤를 따랐다. 75밀리 무반동총 소대가 앞서 능선에 있는 병력을 지원했던  관측소 고지에서 내려오는 도로 돌출부에 대기하고 있었다.


폴 필즈 중위는 무반동총반을 도로의 커브를 담당하게 될 진지에 배치했다. 찰리 존스는 무반동총반을 필즈의 후방에 있는 지원 진지에 투입했다. 한편 대전차 공격소대의 로키트반은 102고지를 감싸고 돌아가는 도로 오른쪽에 있는 진지로 달려갔다.


로버트 엘버리즈 상병이 진지에서 3.5인치 로키트 발사기를 들고 기다리며 자기 왼편에 있던 질베어토 카사스에게 고함을 질렀다 “맥주 한 캔을 걸지. 내가 첫방에 전차 한 대를 세워놓겠어” “네가 세워놓으면 나는 폭파시키지.”카사스가 응수했다.


쌍방이 아래쪽에서 벌어질 격투의 향방을 지켜 보느라고 능선의 전투는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침투한 전차들이 후방에 사격을 가하고 통신시설 및 지원화력을 녹여버린다면 고지에 있는 병력들은 태플리트의 3대대가 왼쪽 측방에서 신속히 진입할 때까지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었다.


그동안 전차 2대는 바싹 붙고 한 대는 반 마일 쯤 뒤에 떨어져 있었는데 적의 전차들이 도로를 따라 땅을 흔들며 오고 있었다. 3대의 공군 P51이 그들을 발견해서 되풀이하여 기총소사를 했으나 뚜렷한 효과가 없었다. 이 전투기들은 해병대의 통제하에 있지 않았으므로 펜튼의 오른쪽 측면에 공군기의 화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펜튼이 그들의 공격을 저지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그때 해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병력을 달고있는 제 4 전차가 먼저 온 3대의 전차를 지원하기 위해 이 지역으로 오고 있었다.


도로가 돌아굽어가는 지점에 앨버리즈, 카사스와 다른 로키트반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전차가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언덕의 등성이 위로 먼지가 구름처럼 일고 있는 것이 보였다. 먼지 구름이 멈추며 바로 그 등성이 위로 우뚝 걸려 있었다. 그 뒤 전차포가 시야에 들어와서 마치 거대한 문어의 촉수마냥 좌우로 더듬거렸다.


앨버리즈가 몸을 낮추어 왼쪽 전면의 궤도를 조준했다. 전차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었고 100야드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로키트포가 궤도에 로키트탄을 박았다. 전차가 멈칫 했다가 미친 듯 총포를 쏘아대며 앞으로 나왔다. 카사스가 한발을 명중시키는 순간 무반동총의 75밀리 탄이 오른쪽 앞면의 기관총좌를 때려 차체에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


마치 집적거려놓은 맹수마냥 전차가 우뚝 섰다가 관측소에 계속 포격을 가했다. 윈터의 선두 전차가 직격탄을 명중시켜 전차에 불이 붙었다. 포탑 뚜껑이 덜컥 열리고 승무원들이 도망치려 했으나 포탑에서 나오는대로 소화기의 빗발이 그들을 거꾸러뜨렸다.


선두 전차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2번 전차가 도로를 휙 벗어나서 불타고 있는 형체를 통과했지만 3.5인치 로키트에 기름탱크를 맞았다. 전차장이 포탑 뚜껑을 열어젖히고 도망치려는 순간 2.36인치 백린(白燐) 로키트가 뚜껑에 튕겨 전차 안으로 들어갔다. 전차에 불이 붙었다.


도로가 좁은 탓으로 윈터는 그의 전차 두대를 나란히 붙여놓아 90밀리 포를 같이 쏠 수 있게 했다. 적 3번 전차가 길 모퉁이를 돌아나오자 퍼싱 전차들이 정면으로 강타하여 고철로 만들어버렸다. 10분도 되기 전에 적 전차 3대가 파괴되고 승무원들은 죽었다.


능선에서 펜튼 부대원들이 밑에 있는 해병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소련제 T34전차의 도깨비 같은 신화는 대봉리 길 모퉁이에서 불타는 세 전차의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기다리고 있을 배짱만 있다면 그 자식들의 어떤 전차도 박살낼 수 있다구.” 앨리버즈가 자기 반원들에게 한 말이었다.


코르세어기들이 4번 전차를 부셔버리고 그 뒤를 따르던 병력은 흩어지기도 하고 죽기도 했다. 적군의 포위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그 결정은 대봉리능선 꼭대기에 전달될 것이다.


어둠이 깔리기 직전에 카사스가 스티븐즈 지역에 있는 새 진지로 이동하다가 우발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그날 하루에 해병은 205명의 사상자를 냈다.


피의 낙동강 얼어붙은 장진호 p 9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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