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한신 1연대장 한국전쟁

 

주문진에 있을 때 하루는 연대장 한신 대령이 순시를 왔다. 연대장의 순시 때 제일 벌벌 떠는 사람은 장교들이었다. 한 대령은 사병들에겐 부드럽고 잘 보살펴 주지만 장교들에겐 엄하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그날 나는 정말 엄한 연대장의 일면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중대를 순시하고 나서 중대장을 세워놓고 심하게 꾸짖었다. 권총을 뽑아들고 그 손잡이로 중대장의 철모를 내리치면서 호통했다. 연대장의 얼굴은 노여움으로 뻘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중대장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우리 병졸들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연대장은 노기등등하여 위협사격까지 했다. 권총탄이 중대장 군화 옆에서 흙탕을 튕겼다.


그것은 실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장에선 기강이 절대 필요하다. 더구나 거듭되는 강행군과 피로로 하여 군기가 해이될 수 있었다. 우리 중대장은 부하들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실수는 있었다. 병사들의 급식과 휴식은 중대장과 같은 초급 지휘관이 책임지는 문제였다. 초급 지휘관이 너그럽지 못하면 그 부하들 사기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아무튼 연대장의 순시 때 톡톡히 야단을 들은 우리 중대는 상부 명령으로 주문진에서 철수하여 연곡천을 넘어 사천리란 곳으로 이동했다.

<세월을 넘어 사선을 넘어> 정형섭 p99-100


덧글

  • 비도승우 2012/02/24 18:28 # 삭제 답글

    한신장군이 강직하고 청렴하며 유능한 군인인것은 맞으나

    중대장이 무슨실수를 했는지는몰라도 오바센스네요.아무리 옛날이고 창군초장기라고는하나

    상당히 거부감이 드는군요.한국전 초기의 즉결처분남발의 악몽이 떠오르네요.
  • 금성천 2012/02/25 10:30 #

    지금 저런 일 있다면 당장 언론에 보도되고 군복 벗어야 될 일이죠.

    지난 60년간 군대에도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때는 한신 연대장도 세수하다가 송요찬 사단장에게 뒤통수 맞던 시절이었으니.
  • 조은성 2012/02/26 20:08 # 삭제 답글

    지휘관의 결정 하나에 수많은 목숨이 왔다갔다하니, 비록 그 정도는 심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다그친 부하가 큰 어려움에 처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는 것도 바로 이런 지휘관들이죠.
  • 김지우 2014/07/20 05:00 # 삭제 답글

    군인은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상관의 노기를 등등하게 한 부하가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군인은 언제나 전시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노기등등하게 한 원인으로 전시에 패배하게 되었다면
    많은 생명이 다쳤을 것입니다.
    중대장의 명예가 문제가 아닙니다
    .
  • 명탐정 호성 2019/08/28 14:52 # 답글

    사병들에겐 부드럽고 잘 보살펴 주지만 장교들에겐 엄하다 → 내리갈굼을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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