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와 국민 그 책 그 구절

그 어떤 국가도 불특정 다수의 것이 아니다. 듣기 좋은 그 어떤 말로 둘러대 본들 결국은 특정 소수의 것이다. 이 엄연한 진실을 무시하고 그 위에 이상적인 세계를 구축하려 해 봐야 헛수고다.

 

국가란 국민이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막연한 개념으로 뒤덮인 최고의 재산이 아니다. 불과 한 줌도 안 되는 인간들이 독차지한 더없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이고 불합리한 사유물이다.

 

국가의 소유자인 이들이 불행하게도 독재적인 압제자인 경우에는 부조리한 그 도식이 모든 이의 눈에 선명하게 보여 오히려 알아채기 쉬운데, 민주주의다 자유주의다 하는 만인을 향한 체제를 갖춘 국가일 경우에는 수많은 국민에게 환상과 착각을 심어 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그런 나라의 국민은 그 환영에 손쉽게 속아 넘어간다. 이 나라는 영원히 우리의 나라고 나는 틀림없는 그 일원이라는 오해와 잘못된 자각을 평생 품고 산다면, 한없이 왜소하고 가련한 존재로 최악의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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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 한 번도 없다. 이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대원칙이며,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특정 소수가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또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일상을 적당히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도 다 처리할 수 없는 일들에 시달려 하루가 다르게 말라갈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풍족하게 생활하지도 않을 것이다. 진지하게 국민의 행복을 바라는 행정가라면 적어도 생활수준을 평균 정도로 낮추었을 것이고, 좀 더 마음이 있는 자라면 저소득층 생활에 맞추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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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그들은 나라가 어떤 상황에 빠져도 풍족한 생활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신분에 걸맞은 당연한 권리라는 듯이 생활하거나 훨씬 더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람도 있다는 사례를 구실로 국민을 대표하는 자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생활을 유지한다.

 

이것만 봐서도 그들이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노리고 그 위치를 지향하고 또 차지하는지를 알 수 있다. 입을 벌렸다 하면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서라고 줄기차게 외치지만 실상은 그들 자신을 위함이다. 결코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들은 원래 돈과 지위 상승에 대한 욕망밖에 없는, 그 누구보다 심성이 비천한 이들이다. 보통 국민의 몇 배나 되는 풍족한 생활과 높은 지위를 그럴싸한 말과 엉터리 연극만으로도 간단히 거머쥐며, 이것들을 대대로 아니 영원히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잠시만 따져 봐도 그들의 정체를 금방 꿰뚫어 볼 수 있는데 세상은 언제나 똑같은 수법에 속아 넘어가고, 매번 범죄자나 다름없는 얼토당토않은 얼치기들을 국민을 대표하는 자로 뽑는다.

 

어째서 그들은 다른 일도 아닌, 정치가라는 부침이 심하고 쓸모없는 직업을 택한 것인가.

 

세상을 위하고 사람을 위해서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명분에 불과한 새빨간 거짓말이다. 어느 면에서 보나 그렇게 훌륭한 사람들이 아니다. 생긴 꼴부터가 악당의 전형이다.

 

그런데 막상 선거철이 되면, 갓난아기는 물론 강아지에게까지 애교를 떤다. 온갖 사람과 악수를 하고 엉터리 노래까지 부르는가 하면 무릎 꿇고 울면서 애원하는 짓까지 거리낌 없이 해댄다. 이런 작자들이 그 대가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순수한 봉사라는 명예만을 바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고귀한 이념을 위해 그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선거전을 펼쳤을 리가 없다.

 

이들의 가장 큰 목적은 필요 이상의 풍족한 생활이지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욕망은 크나 능력은 부족한 작자들, 그저 튀고 싶거나 아버지가 닦아 놓은 기반을 고스란히 물려받으려는 작자들, 또는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이 순조롭지 않거나 실력이 없어서 실패한 작자들, 세상에 이름을 알려 뭔가를 해보려는 작자들, 그런 자들만 우글거리는 곳이 바로 정치판이다. 정상적인 인간이 발을 들여놓을 곳이 아니다.

 

한편 국민은 어떠한가.

 

제대로 생각지도 않거니와 인간을 보는 안목을 키우지도 않고서 골치가 아파서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정치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얍삽한 이미지만 좇아 인기투표라도 하듯이, ‘인상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잡배들에게 귀중한 한 표를 던진다.

 

그러니 양쪽이 똑같은 셈이다. 인간적인 수준이 너무도 낮은 탓에 그런 정부가 생겨난 것이다. 고매한 인간이 저열한 인간을 택할 리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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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대표 나부랭이가 된 작자들은 국민을 향해서는 열심히 하고 있는 척 메시지를 보내고 포즈도 취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얼버무림이고 지지도의 숫자를 올리는 데나 이용될 뿐이다.

 

이들은 자신들보다 규모는 조금 작으나 파렴치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 협력하고 같은 편이 되어주는 국민에게는 사탕을 물려주고, 반대로 부정하고 비판하는 국민에게는 혹독한 채찍질을 가한다.

 

민주국가라는 체제로 인해, 독재국가의 포악한 지배자들처럼 국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을 가차 없이 구속 감금해 고문하고 재판 없이 처형하는 노골적인 탄압은 비록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전해야 할 국가에 법률 밖에서 행해지는 채찍질이 없어졌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자신들에게 위협적이거나, 자신들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외치고 공공연히 반대하고 나서는 자들에게는 눈에 띄지 않는, 겉으로는 폭력이라는 것을 알 수 없는 더 음흉한 수법으로 채찍을 휘두른다. 그 자의 인생을 봉인하고, 가능하면 암매장해 버리려 끈질기게 획책한다. 출세를 방해하거나 직장에서 쫓아내는가 하면, 아예 직장을 갖지 못하게 하는 등 사회적인 음지로 내쫓아 해가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런 짓을 태연히 저지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들은 국민의 대표로 인정할 필요가 없거니와 경의를 표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오히려 이 세상에서 가장 경멸해야 마땅한 인간쓰레기라는 인식을 굳혀야 할 것이다.

 

그들이나, 한 표를 던져 그들을 그런 지위에 올려놓은 자들이나 지은 죄는 같다.

 

그러니 국민을 배신한 사건이 발각되었을 때, ‘그런 인간일 줄 몰랐다거나 속았을 뿐이라는 유의 흔히 듣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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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 질적 수준이 낮은 국민이 국가를 정의와 이상에서 점점 멀어지게 하는 최대 주범이다.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丸山健二) 바다출판사 p51-58



덧글

  • 엽기당주 2018/11/08 23:37 # 답글

    그러니까 미래엔 욕망도 편견도 없는 초지능체에게 인류의 미래를 맡겨야합니다.

    쓸데없이 탐욕스럽고 멍청한 인간들은 자신들이 만든 초지능체에게 사육당하는게 오히려 지구와 인류를 위해서 좋은 일일겁니다.
  • 금성천 2018/11/12 11:30 #

    맨날 사기꾼, 도둑놈, 전과자를 뽑는 동네는 투표권을 박탈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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